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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라 말하는 여자와 YES라고 기막히게 받아치는 남자의 연애 본문

까모야 일상다반사/사소한 끄적임

NO라 말하는 여자와 YES라고 기막히게 받아치는 남자의 연애

까모야 2011. 7. 30. 12:58


내 짝꿍은 남자들 치고는 여자들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스타일의 사람이다. 기본적인 여자에 대한 매너도 있고 요리를 해서인지 나보다 세심할 때도 많다. 그래서 나와 주변 사람들도 여자의 마음을 잘 알거라 생각했지만 실제 연애의 상황에서 이 남자도 결국 똑같은 남자임을 보여주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어제만해도 여자의 마음을 읽지 못해 일어나는 해프닝을 보게 됐다.
남자친구의 친구를 만나는 자리. 약속장소에서 보기로 했다가 쩔쩔매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 다가가보니 여자친구의 화를 풀려고 무진장 애쓰는 중이었다. 상황인 즉슨 이렇다. 오늘 아침 8시에 출발해 여자친구에게 가기로 약속했던 남자가 전날 과음을 해 오늘 오후 4시에 일어났고 이때부터 기막힌 상황이 펼쳐진다.

남자: (일어나마자 전화를 하며)진짜 미안해... 내가 지금이라도 가겠다고 갈까? 응? 화풀어~
여자: (잔뜩 화난 투로)오지마! 오지마라고!!! 
남자: (할 수 없다는 듯) 알았어.. 진짜 가지마? 음... 그럼 난 친구들 좀 만나러 나갔가올께
여자: 뭐!!!!!!!!!!!!!!!!!!!

결국 진짜로 친구를 만나러 나왔고 덕분에 10배는 더 화난 여자친구에게 나와서도 싹싹 빌고 있었던 것이다. 사건의 전말을 들은 내 짝꿍은 "어쩜 이렇게 똑같냐?" 말했고 나는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며 웃었다.

위 상황에서 남자들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 오지말라고 해서 안 가고 친구들 만나러 나왔는데 여자는 화나있다. 반대로 여자들의 경우 손가락에 꼽을정도의 열 뻗치는 상황이다. 공감 백만배!
처음에 그녀가 화난 이유는 약속을 안 지켜서 였는데 그래도 오겠단 말에 내심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근데 오지말란 말에 진짜로 안온다고 하니 화는 나고 게다가 친구들 만나러 나갔으니 화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상황이 되버린 것. 물론 남자의 안쓰러운 애교통화 30분으로 마무리가 되긴 했지만 여자인 내가 봐도 참 안쓰럽게 통화를 하더라...


어쩜 이렇게 여자들이 '아니라'는를 정말로 믿고 자기 기준에서 '응, 알았어'라고 남자들은 받아칠까? 진짜 기막힌 연애과정이다.

일전에 짝꿍도 나의 No를 찰떡같이 Yes라고 받아친 적이 있다. 때는 사당에서 지인들을 만나고 밤 10시를 넘긴 시각, 서로의 집이 족히 1시간이 걸리는 거리. 신도림을 거치면 중간에서 헤어질 수 있었는데 일부러 난 그냥 배려심많은 척, 급한 척 빠른 길로 가라 말했고 지하철을 타러 급히 내려갔는 시늉을 했다. 

여자들 말이 그게 정말일까? 솔직히 말해서 당연히 뒤에서 쫓아올줄 알았다...근데 지하철을 타고나니 혼자더라...ㅠㅠ 지하철에서 안좋은 사건도 있었고 시간도 시간이니만큼 적어도 배웅은 해줘야지. 이 미련곰탱이 짝꿍과 난 그냥 진짜 생판 남처럼 거기서 헤어지고 각자 집 갔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상황ㅋㅋㅋ)

이건 뭐 속에서 열은 부굴부글 끓은 채 여자친구 걱정도 안되냐? 문자했더니 '빨리 가라해서 못 붙잡았다. 진짜 따라오지 말라는 줄 알았다, 미안하다;는 답장만 되돌아왔을 뿐이다.

나름 여자들의 감성을 잘 아는 내 짝꿍이라 자부했건만 결국 너님도 똑같은 남자. 이런 어이없는 상황을 마주할때마다 여자는 답답하고 남자는 모른다고만 말한다. 어쩌겠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이니 이건 평생 풀리지 않을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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