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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에게 있어서 결혼식이란 얼굴도 모르는 내 부모님이 아는 멀고도 먼 친척의 결혼식. 대충 부모님이 '제 자식놈입니다' 이러면 인사나 몇번하고 밥이나 양껏 먹느라 바빴던...그런 결혼식. 하지만 이젠 나와 말을 나눈, 말이 제법 통하는 사이의 사람들이 결혼식의 주인공이 되는 이젠 그런 결혼식. 지난 주 토요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11층에서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하필이면 갑자기 추워진 날!!!!!!) 지인이라고하기까진 조금 어려운 사이긴하나 초대는 받은... 겨울에 야외결혼식장을 잡았다해서 설마설마했는데 도착하니 정말 야외결혼식! 많은 여자들이 야외결혼식 꿈꾼다고 들어왔지만 진짜로 야외결혼식 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웨딩플래너였던 어떤 사람도 야외결혼식 하고 싶다 했지만 힘들다고 누누이 말해..
내 짝꿍은 남자들 치고는 여자들이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스타일의 사람이다. 기본적인 여자에 대한 매너도 있고 요리를 해서인지 나보다 세심할 때도 많다. 그래서 나와 주변 사람들도 여자의 마음을 잘 알거라 생각했지만 실제 연애의 상황에서 이 남자도 결국 똑같은 남자임을 보여주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어제만해도 여자의 마음을 읽지 못해 일어나는 해프닝을 보게 됐다. 남자친구의 친구를 만나는 자리. 약속장소에서 보기로 했다가 쩔쩔매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 다가가보니 여자친구의 화를 풀려고 무진장 애쓰는 중이었다. 상황인 즉슨 이렇다. 오늘 아침 8시에 출발해 여자친구에게 가기로 약속했던 남자가 전날 과음을 해 오늘 오후 4시에 일어났고 이때부터 기막힌 상황이 펼쳐진다. 남자: (일어나마자 전화를 ..
-그 남자- 드라마에선 그렇잖아. 그녀의 연락을 받고 급히 차를 몰고 가는 남자가 주차를 못해서 쩔쩔매는 일은 절대 없고, 갑자기 쓰러진 주인공이 병실이 없어서 병원 복도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없지. 꼭 알아야 할 서로의 소식은 갑자기 등장한 누군가가 꼭 알려주고, 그래서 주인공들은 몇 번쯤 어긋나더라도 결국은 만나게 되고, 결국은 사랑을 하게 되고.. 오늘, 열 몇 편으로 마침내 행복해지는 미니시리즈를 보면서 처음으로 인생이란 게… 참 아득하고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기도도 해봤어. 만약 나한테 딱 한 번이라도 드라마처럼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 한 번만 아주 뻔한 드라마처럼, 눈 오는 날, 우연히 다시 만나자 혹시라도 유리창 너머로 서로 안타깝게 스쳐 가..
첫 프론티어 신청으로 걸프렌즈 시사회를 설마 하는 맘으로 신청했는데 제가 됐답니다^^헤헤 다른 블로거님들도 간단한 리뷰평을 보니 참 쉽게 웃고 보고 나올 수 있는 영화라는게 대체적인 평이에요. 저또한 몇몇 장면들마다 좀 어이없는 상황에 헛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실은 영화를 보면서 전 최근에서야 본 '아내가 결혼했다'와 많이 오버랩 됐었어요. 사랑을 나눠가진다라는 의미에서는 많이 비슷했지만 주인공 비춰지는 내면의 모습은 좀 달랐거든요. 아내가 결혼했다는 남자주인공이(이름이 생각나질 않네요ㅠㅠ)내 여자의 남자를 인정 못하고 부르르 떨던... '남자의 뒷모습'만 그렸다면 걸프렌즈는 그런 면은 최소화시키면서 오히려 '내 남자의 여자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녀들로 인한 묘한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을 그렸더라구요. 그..
'첫 사랑을 앓고 나서야 알았다... 사랑에도 계산이 필요하다는 걸..' 성시경_푸른밤 앨범에 있었던 말. 이 글을 쓴 사람(성시경), 참 똑똑한데 사랑에는 한없이 약하다고 할까? 똑똑해도 마음을 어쩔 수 없는 건 똑같은가? 처음에 이 글을 읽었던 그때는 사랑이 뭔지도 몰랐을 때 사랑이란 있는 거 없는 거 다 퍼주지 말라는 의미로 새겨들었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했고... 얼핏 생각난 이글을 마음에 되새기며 또다시 공감한다. 그런데 그 공감하는 방향은 조금 다르다. 사랑에 계산이 필요하다는 거... 서로 간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또 지겹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때론 내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계산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아니 필요했었다.... 나도 이 말을 전해준 사람처럼 바보같이 첫 사..
page.207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면 안 된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남자가 먼저 말을 걸어올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누워 백날을 기다려도 끝내 떨어지지 않는 감도 있다, 영리한 여자는 남자가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도록 주문을 걸 줄 안다. 어떤 주문이 효과 있을지는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좋은 남자를 만날 확률이 주문을 걸지 않는 것보다 정확히 2배로 커진다는 사실이다.
page.209 유행가를 듣다 보면 가사가 전부 '내 얘기' 같을 때가 있다. 그런 상황을 수십번쯤 경험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특히 헤어진 사랑을 잊지 못하고 허우적대다가 무심코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사랑 노래를 들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지나간 내 사랑의 추억과 오버랩되면서 가슴을 후벼판다.(중략) 노래 속 주인공과 나를 동화시키다 보면 나를 버린 그 '나쁜 자식' 역시 가사 속의 지나간 사랑을 한 편의 영화처럼 재구성하다 보면 어느새 그 역시 멋지게 등장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움은 사라지고, 그 '나쁜 놈'이 멋져 보이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중략) 유행가를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지나간 사랑을 미화하다 보면, 내가 이미 그만큼 멋진 사랑을 해보았으니 다음번..
page.167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연의 상처를 받은 여자는 보통 둘 중 한 가지 반응을 보인다.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외부와 자신을 차단하거나 실연의 상처를 잊기위해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거나. page.169 사랑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이 제일 먼저 할 일은, 기분전환을 위해 다음날 바로 소개팅을 하는 것도, 세상 모든 남자를 경멸하며 마음의 문을 걸어잠그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실연당한 자기 자신과 치열하게 대면해야 한다. 슬플 때 슬픈 음악을 들으면 더 슬퍼지기 떄문에 듣지 말아야 한다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차라리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꺼이꺼이 울고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그 떄 비로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슬픔이 극복된다. 슬프고 싶어도 더 이상 슬프지 않은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