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책 (11)
21s
안양일번가에 노리터(noriter) 카페가 꽉 찬 날, 노리터카페는 이미 입소문을 탄 터라 주말에는 우리의 아지트로 이용할 수 없었다. 그날도 마침 사람들이 빽빽히 차버려 다른 곳으로 가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두리번거리다 예전에 티몬에서 올라온 카페를 찾아가게 됐다. 안양일번가에서 오랜만에 괜찮은 아지트로 찾은 카페라 우리 아지트로 꽁꽁 숨겨놓고 싶었지만..ㅋㅋ 살짝 소개해보려고 한다. 안양일번가 메이플 에스프레소(maple espresso) 주노 커피? 어쨌든 커피맛이 좋다고 자부하던 카페였는데 커피를 좋아하지만 밤새 잠을 못자서; 커피는 제외하고 핑크레몬에이드, 딸기요거트를 주문했다. 의외로 테이크아웃컵에 나와서 좀 당황스럽긴했지만 잔 따위 그닥 신경쓰지 않는 타입이라... 근데 앉고나니 정말 거짓말않고..
올 여름 드디어 해리포터 마지막 편인 죽음의 성물 2부가 나왔다. 나 초등학생때 처음 나와 고3때 마지막편을 다 읽고나서 창피하게도 울었다. 순수해서도 유치해서도 아니었다. 이제껏 해리포터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참 속상할 때가 많다. 내 또래 아닌 나보다 5살정도만 많아도 해리포터는 아동용 소설이자 영화라며 치부하는 안타까운 어른들이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 엊그제 짝꿍의 지인을 만났을때도 마찬가지였다. 짝꿍과 내가 해리포터를 볼 예정이라하니 "아, 그 아동 판타지 영화!" 하는데 초면이라 말은 못했지만 왠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런 대답이 상대방을 아동판타지나 보는 유치한 사람으로 만드는 대답이라는 걸 모른다... 이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 화도 치밀어 오르고 왜 읽지도 않고 보지도 않..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구절은 반드시 손글씨로 일기장에 옮겨적는 버릇이 있어요. 그래야지만 온전히 마음 속에 남아 그 여운이 오래간다고 할까요? 한동안은 일기장 한권의 반을 다 채울정도로 책을 아예 몽땅 옮겨적은적도 있구요. 고등학교때만큼 요즘은 책을 못읽지만...다시 읽어보니 혼자만 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블로그에 글을 고스란히 옮겨봅니다^^ 책표지가 인상적인 책 '곽재구의 포구기행' 中 -섬에서 보낸 엽서- 세월에 오고 다시 세월이 가고, 천형인 그 시간들을 운명처럼 바람처럼 따뜻하게 껴안는 축제들의 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겨울꽂 지고 봄꽃 찬란히 피어라- 사랑이 찾아올 때, 사람들은 호젓이 기뻐하며 자신에게 찾아온 삶의 시간들을 충분히 의미 깊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
당신은 죽음의 순간을 떠올려 본 적 있는가? 혹은 단말마의 몸부림칠 때 무엇을 생각하려 하는가? 이 책은 세상에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될 죽음의 순간에 대해 한 번 더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책이다. 의 이야기를 풀자하면 이러하다. 낭떠러지 부근에서 사고가 난 차가 추락하고 있다. 안에는 한 남자가 죽기 직전 4.5초의 시간을 직감하고 자신의 지난 나날을 주마등처럼 회상한다. 흘러간 수년의 인생이 한가롭게 펼쳐지는데 반해 급격한 속도로 하강하고 있는 그의 현실이 한 편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급박하고도 아찔한 찰나의 틈 사이에 남자의 지난 인생이 층층이 삽입된다. 이러한 삽입이 복잡한 서사적 구조를 지녀 처음에는 책을 읽다가 어느 시점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여간 쉽지 않다...
page.207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면 안 된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남자가 먼저 말을 걸어올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누워 백날을 기다려도 끝내 떨어지지 않는 감도 있다, 영리한 여자는 남자가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도록 주문을 걸 줄 안다. 어떤 주문이 효과 있을지는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좋은 남자를 만날 확률이 주문을 걸지 않는 것보다 정확히 2배로 커진다는 사실이다.
page.209 유행가를 듣다 보면 가사가 전부 '내 얘기' 같을 때가 있다. 그런 상황을 수십번쯤 경험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특히 헤어진 사랑을 잊지 못하고 허우적대다가 무심코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사랑 노래를 들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지나간 내 사랑의 추억과 오버랩되면서 가슴을 후벼판다.(중략) 노래 속 주인공과 나를 동화시키다 보면 나를 버린 그 '나쁜 자식' 역시 가사 속의 지나간 사랑을 한 편의 영화처럼 재구성하다 보면 어느새 그 역시 멋지게 등장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움은 사라지고, 그 '나쁜 놈'이 멋져 보이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중략) 유행가를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지나간 사랑을 미화하다 보면, 내가 이미 그만큼 멋진 사랑을 해보았으니 다음번..
page.163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남자를 원하는 여자와, 내 것으로 소유할 여자를 찾는 남자가 '소울메이트'라는 이름으로 만나서 사랑에 빠지기란 그래서 어렵다. 소울메이트에 대한 정의 자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page.92 내가 아는 연애의 첫 단계는, 서로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물불 못 가리는 시기가 아니다. 그건 다만 연애를 시작하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 진정한 연애의 첫 단계는 자신과 상대방의 단점과 결점을 서로, 그리고 스스로 인정하는 시기다.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되고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의 결점도 보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단점도 노출하게 마련이다. 진짜 연애는 그때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