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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드라마에선 그렇잖아. 그녀의 연락을 받고 급히 차를 몰고 가는 남자가 주차를 못해서 쩔쩔매는 일은 절대 없고, 갑자기 쓰러진 주인공이 병실이 없어서 병원 복도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없지. 꼭 알아야 할 서로의 소식은 갑자기 등장한 누군가가 꼭 알려주고, 그래서 주인공들은 몇 번쯤 어긋나더라도 결국은 만나게 되고, 결국은 사랑을 하게 되고.. 오늘, 열 몇 편으로 마침내 행복해지는 미니시리즈를 보면서 처음으로 인생이란 게… 참 아득하고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기도도 해봤어. 만약 나한테 딱 한 번이라도 드라마처럼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 한 번만 아주 뻔한 드라마처럼, 눈 오는 날, 우연히 다시 만나자 혹시라도 유리창 너머로 서로 안타깝게 스쳐 가..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구절은 반드시 손글씨로 일기장에 옮겨적는 버릇이 있어요. 그래야지만 온전히 마음 속에 남아 그 여운이 오래간다고 할까요? 한동안은 일기장 한권의 반을 다 채울정도로 책을 아예 몽땅 옮겨적은적도 있구요. 고등학교때만큼 요즘은 책을 못읽지만...다시 읽어보니 혼자만 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블로그에 글을 고스란히 옮겨봅니다^^ 책표지가 인상적인 책 '곽재구의 포구기행' 中 -섬에서 보낸 엽서- 세월에 오고 다시 세월이 가고, 천형인 그 시간들을 운명처럼 바람처럼 따뜻하게 껴안는 축제들의 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겨울꽂 지고 봄꽃 찬란히 피어라- 사랑이 찾아올 때, 사람들은 호젓이 기뻐하며 자신에게 찾아온 삶의 시간들을 충분히 의미 깊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
'첫 사랑을 앓고 나서야 알았다... 사랑에도 계산이 필요하다는 걸..' 성시경_푸른밤 앨범에 있었던 말. 이 글을 쓴 사람(성시경), 참 똑똑한데 사랑에는 한없이 약하다고 할까? 똑똑해도 마음을 어쩔 수 없는 건 똑같은가? 처음에 이 글을 읽었던 그때는 사랑이 뭔지도 몰랐을 때 사랑이란 있는 거 없는 거 다 퍼주지 말라는 의미로 새겨들었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했고... 얼핏 생각난 이글을 마음에 되새기며 또다시 공감한다. 그런데 그 공감하는 방향은 조금 다르다. 사랑에 계산이 필요하다는 거... 서로 간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또 지겹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때론 내 새로운 면을 보여주는 계산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아니 필요했었다.... 나도 이 말을 전해준 사람처럼 바보같이 첫 사..
당신은 죽음의 순간을 떠올려 본 적 있는가? 혹은 단말마의 몸부림칠 때 무엇을 생각하려 하는가? 이 책은 세상에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될 죽음의 순간에 대해 한 번 더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책이다. 의 이야기를 풀자하면 이러하다. 낭떠러지 부근에서 사고가 난 차가 추락하고 있다. 안에는 한 남자가 죽기 직전 4.5초의 시간을 직감하고 자신의 지난 나날을 주마등처럼 회상한다. 흘러간 수년의 인생이 한가롭게 펼쳐지는데 반해 급격한 속도로 하강하고 있는 그의 현실이 한 편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급박하고도 아찔한 찰나의 틈 사이에 남자의 지난 인생이 층층이 삽입된다. 이러한 삽입이 복잡한 서사적 구조를 지녀 처음에는 책을 읽다가 어느 시점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여간 쉽지 않다...
page.207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면 안 된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남자가 먼저 말을 걸어올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누워 백날을 기다려도 끝내 떨어지지 않는 감도 있다, 영리한 여자는 남자가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도록 주문을 걸 줄 안다. 어떤 주문이 효과 있을지는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좋은 남자를 만날 확률이 주문을 걸지 않는 것보다 정확히 2배로 커진다는 사실이다.
page.209 유행가를 듣다 보면 가사가 전부 '내 얘기' 같을 때가 있다. 그런 상황을 수십번쯤 경험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특히 헤어진 사랑을 잊지 못하고 허우적대다가 무심코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사랑 노래를 들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지나간 내 사랑의 추억과 오버랩되면서 가슴을 후벼판다.(중략) 노래 속 주인공과 나를 동화시키다 보면 나를 버린 그 '나쁜 자식' 역시 가사 속의 지나간 사랑을 한 편의 영화처럼 재구성하다 보면 어느새 그 역시 멋지게 등장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움은 사라지고, 그 '나쁜 놈'이 멋져 보이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중략) 유행가를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지나간 사랑을 미화하다 보면, 내가 이미 그만큼 멋진 사랑을 해보았으니 다음번..
page.167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연의 상처를 받은 여자는 보통 둘 중 한 가지 반응을 보인다.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외부와 자신을 차단하거나 실연의 상처를 잊기위해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거나. page.169 사랑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이 제일 먼저 할 일은, 기분전환을 위해 다음날 바로 소개팅을 하는 것도, 세상 모든 남자를 경멸하며 마음의 문을 걸어잠그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실연당한 자기 자신과 치열하게 대면해야 한다. 슬플 때 슬픈 음악을 들으면 더 슬퍼지기 떄문에 듣지 말아야 한다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차라리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꺼이꺼이 울고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그 떄 비로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슬픔이 극복된다. 슬프고 싶어도 더 이상 슬프지 않은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