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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모야 일상다반사/까모야 in blog

왜 담배 피는 여자를 욕하나요?

까모야 2009. 9. 13. 02:38

남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이야기할 때 담배를 문다고 하죠?

듣기도 많이 들었지만 그런 광경을 직접 본 적도 있어서 조금은 압니다.
그런데 요즘 제 주위를 둘러 보며 그런 상황이 남자에게만 한해서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회사에 입사했는데 면접 때 이사님과 과장님께서 '여기는 바쁠때면 담배 한 개피도 태울 시간도 없다' 라는 말을 살짝 흘리셨는데, 사실 그냥 우스갯소리로 하신 줄 알았습니다.
담배 피냐는 질문도 당연히 아니라고 했구요(실제로 전 비흡연자)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된 건, 입사 이틀째.
물이나 한 잔 마실까해서 베란다 쪽을 나가보니 숨 막히는 연기가 가득~ 그 자리에 여자분 한 분이 담배를 피고 계시더라구요. 저보다 어리다(스무살)고 들었는데...솔직히 좀 놀랐는데 그렇다고 대놓고 뜨악하는 표정을 지을 수 없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 가볍게 인사를 하고 제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날 하루 동안 베란다 쪽을 여러번 들락날락 거리시는 분들이 8명 중 5-6명 정도?
모두들 베란다 문을 여닫을때 담배냄새가 들어오는 건 막을 수 없었나 봅니다. 어림짐작이 아니라 실제로 담배를 피신다고 얘기도 들어 확신했죠. 

통계 수치나 뉴스로 여성 흡연자들이 많이 늘었다고 듣기만 했지. 실제로 여성 흡연자들이 이리도 많은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있는 부서는 모두 여자분들인데 거의 50%가 넘는 흡연율!(물론 총 통계치는 아니지만) 그중 임신 중이신분도 원래는 흡연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모성애는 역시 강합니다. 금연하기가 쉽지 않은 거 같은데...)
틈틈이 다른 분들과 편히 얘기도 나눠보고 싶은데 그럴려면 저도 베란다로 나가야 합니다ㅠㅠ 담배도 피지 않고 혼자 멍하니 하늘 쳐다보고 있으면서...시도 해봤는데 빨리 죽는게 싫은지라 그냥 포기했습니다ㅋㅋ(솔직히 숨막혀서)

이젠 여성의 흡연도 너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하나 풀리지 않는 의문은 여성들은 떳떳하게 '담배 핀다' 말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잘 몰랐는데 혹여나 담배를 피는 여성들에게 남자들이 술집 여자마냥 손가락질과 욕을 한다네요. 정말 궁금해서 검색까지 했더니 '화냥년' 이런 식으로 남자들의 따가운 눈총들을 받은 흡연 여성들의 이야기가 수두룩~ 혹 이해가 안되신다면, 짧은 예로 여자연예인들 중 자신이 흡연자라고 단 한 명도 밝힌게 없는 것 또한 그런 이유가 되겠죠. 그럼 여자스타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저런여자'로 추락하는건... 대략 상상 가시죠?

때론 남자들이 이런 생각도 한다네요. '여자들 그래 뭐 담배를 필 수 있어. 근데 내 여자는 안돼!!!!'
이 이상하고도 큰 문제는 남자들 본인도 흡연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들이 비일비재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남성들은 공감하겠지만 반면 여성들은 이해 못하는 부분이구요. 비흡연 여성이라도 말이죠.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된다니! (물론 임신과 태아에 대한 중요성도 있지만...)
한국 남자들의 고지식한 편견일까요? 아니면 세계 어딜 가든 그럴까요?
여자인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여자들이 담배필 때 흠칫 놀라는 건 사실이나 그게 욕을 먹거나 비난 받아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자유고 또 기호식품이고...오히려 저는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은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막무가내 흡연하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담배연기는 길거리에 임산부와 어린 아이들에게까지도...모두가 원치않는 간접흡연의 피해자가 되어버립니다. 어쩜 그리도 몰상식한건지. 제 표현이 솔직히 과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살인 미수와 다를바 없으니까요. 비흡연자들은 그때마다 얼마나 괴로운지 아실런지.

어쩌다 글이 이렇게 흘렀지만 한국의 남여 구분없이 많은 분들의 댓글 의견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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