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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모야 일상다반사/만들다

사랑하는 동생아, 참치미역국밖에는 없구나

까모야 2009. 9. 25. 13:27
동생의 생일이 참 어정쩡합니다.
91년 딱 추석전날 태어난 동생은 이제껏 양력으로 9월 21일 생일로 쭉 살아왔는데요
아무래도 음력으로 챙기는게 쉽긴하나 추석때 친척들 모이고 하면 뭐 자기 생일보다는 늘 포커스는 추석 제사 치르는 일이니 미역국 챙겨먹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근데 양력 생일을 챙겨주자니 희한하게도 동생생일을 온가족이 2년동안 꼭 모르고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올해는 그런 불쌍한 생일을 만들어주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우리 어머니는 또 미역국을 끓일준비를 안하셨더군요.
밤 10시 늦게나마 동생한테 미역국을 끓여주려고 했는데 사실 마땅한게 떠오르질 않고 그러다 언뜻 생각난 참치 미역국! 저도 말로만 들어봤지 사실 만든적은 없었는데 지난 달 제 생일때 쓰다 남은 미역은 있었고 참치만 사오면 되겠다 싶어서 근처 슈퍼에 후다닥~

그리하여 말로만 듣던 참치 미역국을 끓일 재료를 한번에 모아보았습니다~! 집합!!
자기소개를 하자면 대장 미역과 중대장 참기름참치가 있으며 그외 쫄병들은 국간장, 다진 마늘, 소금이 있습니다.(정말 허접한 미역국이 될것만 같은 불안감이 있었지만^^;)


일단 가스렌지를 약한불에 맞춘 채 불린 미역과 참치 참기름 국간장을 냄비에 넣습니다. 워낙에 들어가는 재료가 없는게 미역국이라 입맛에 따라 적당히 간을 맞추시면 됩니다. 저 같은경우 간장을 두큰술, 참치는 마일드 참치인데 거의 한통 다 들어갔습니다. 참기름을 넉넉히 넣으면 고소하기도 하고 또 국물 맛이 더 잘 우러나니 참고해두세요^^



 상태 안좋아보이는 미역 대장이긴 하지만 적어도 20분이상 달달 볶아요. 오래 볶을 수록 맛이 더 깊어집니다. 달달 볶으셨죠? 이제 국물 만든 물을 한바가지 붓습니다. 저는 국물을 좋아해서 많이 부었어요. 이제 아주 센 불로 가스렌지를 조절한 뒤 펄펄 끓입니다. 그동안 소금으로 간을 잘 맞추시고 15-20분 동안 혼자서 끓게 내비두세요^^



참기름을 넣어서 고소하고 또 미역의 매끈한 맛이 잘 어우러지는 참치미역국이 넉넉잡아 1시간이면 뚝딱! 정말 너무너무 급해서 어쩔 수 없이 동생에게 쇠고기 미역국을 못 먹였지만 그래도 간편하게 또 맛있게 끓인 미역국으로 대신했습니다. 다행히 그날은 간을 잘 맞춘바람에^^

아주 중요한 사람의 생일을 잊었을때, 돈도 한푼없고 그럴때 참치 미역국도 정성만 가득하다면 기억에 남는 미역국이 될거에요~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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