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애를 인터뷰하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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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207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면 안 된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남자가 먼저 말을 걸어올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감나무 밑에 입 벌리고 누워 백날을 기다려도 끝내 떨어지지 않는 감도 있다, 영리한 여자는 남자가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도록 주문을 걸 줄 안다. 어떤 주문이 효과 있을지는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좋은 남자를 만날 확률이 주문을 걸지 않는 것보다 정확히 2배로 커진다는 사실이다.
page.209 유행가를 듣다 보면 가사가 전부 '내 얘기' 같을 때가 있다. 그런 상황을 수십번쯤 경험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특히 헤어진 사랑을 잊지 못하고 허우적대다가 무심코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사랑 노래를 들었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지나간 내 사랑의 추억과 오버랩되면서 가슴을 후벼판다.(중략) 노래 속 주인공과 나를 동화시키다 보면 나를 버린 그 '나쁜 자식' 역시 가사 속의 지나간 사랑을 한 편의 영화처럼 재구성하다 보면 어느새 그 역시 멋지게 등장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움은 사라지고, 그 '나쁜 놈'이 멋져 보이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중략) 유행가를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지나간 사랑을 미화하다 보면, 내가 이미 그만큼 멋진 사랑을 해보았으니 다음번..
page.167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연의 상처를 받은 여자는 보통 둘 중 한 가지 반응을 보인다.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외부와 자신을 차단하거나 실연의 상처를 잊기위해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거나. page.169 사랑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이 제일 먼저 할 일은, 기분전환을 위해 다음날 바로 소개팅을 하는 것도, 세상 모든 남자를 경멸하며 마음의 문을 걸어잠그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실연당한 자기 자신과 치열하게 대면해야 한다. 슬플 때 슬픈 음악을 들으면 더 슬퍼지기 떄문에 듣지 말아야 한다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차라리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꺼이꺼이 울고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그 떄 비로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슬픔이 극복된다. 슬프고 싶어도 더 이상 슬프지 않은 평..
page.163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남자를 원하는 여자와, 내 것으로 소유할 여자를 찾는 남자가 '소울메이트'라는 이름으로 만나서 사랑에 빠지기란 그래서 어렵다. 소울메이트에 대한 정의 자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page.107 연애를 안 하고 있는, 혹은 못 하는 여자들과 얘기를 할 때 자주 부딪히는 비슷한 상황이 있다. 그녀들은 사랑하고 싶은 남자에 대해 지나치게 세세하고 완벽한 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조건이 외모와 직업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거기서 거기다.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일수록 연애와 결혼에 대한 환상은 더 크게 마련이고, 그래서 그녀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남자가 아니라 드라마와 소설에나 나오는 남자를 기준으로 자신의 남자를 상상한다. 하지만 스무 살이 넘은 성인이라면 텔레비전을 끄는 순간, 책장을 엎는 순간 현실로 돌아올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남자, 자신과 짝을 이룰 수 있는 남자에게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건 상식이다.
page.92 내가 아는 연애의 첫 단계는, 서로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물불 못 가리는 시기가 아니다. 그건 다만 연애를 시작하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 진정한 연애의 첫 단계는 자신과 상대방의 단점과 결점을 서로, 그리고 스스로 인정하는 시기다.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되고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의 결점도 보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단점도 노출하게 마련이다. 진짜 연애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page.72 우선 손님으로 북적대는 고깃집에 가서 고기 1인분과 소주 한 병을 주문한다. 고기를 쌈에 싸먹으면서 간간이 소주를 마신다. 만일 사람들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누룽지탕까지 깨끗하게 먹고 나올 수 있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잘살 능력이 있다. page.73 연애도 일정기간의 학습이 필요하다. 쪽지시험처럼 당일치기가 통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