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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기 제로, 행복과 화해가 있는 장례의 기술(창작집단 LAS) 본문
한가하게 즐기던 휴가 도중 블로그코리아 신청한 장례의 기술 관람 당첨 문자를 받고 찾아가게 된 일요일 오후. 마방진극공작소라...너무 낯선 곳이었지만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약도 그대로 찾아가면 골목 깊숙한 어딘가에 자리잡은 곳이었다.
음산하기 짝이 없는 검은 조명의 무대 시작 1분전에 그닥 많지 않은 관객들만이 덩그러니...귀신 나오기 딱 좋은 분위기? 아, 귀신이 출현하기는 했다. 이 장례식의 주인공인 나훈아 노래가 최고라며 관객들 중간에서 나타난 경상도 사투리에 친절한 김대복 할아버지 귀신이라고 해야겠다.
장례의 기술을 볼 때 포인트! 세 남매 그리고 아버지의 심리다. 그리고 장례식의 의미
네 인물간의 숨겨져 있던 마음과 진심 그들이 생각하는 것들이 오해와 미움으로 뒤바껴 지나버린 세월을 되돌릴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극진히 보살폈지만 엄마가 돌아가신 후 방황했던 첫째 딸 인숙. 늘 자신을 뒷바라지 하던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죽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두려웠던 둘째 인호. 엄마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인정해주지 않은 아버지로부터 상처받은 인하. 아내에 대한 미안함, 늙어서 자신의 곁을 떠난 자식들이지만 남에게 손가락질 당하지 않길 바라고 죽은 아버지. 그 모든 것이 얽힌 세월을 지나 장례식을 통해 풀어진다.
연극의 감초 귀염둥이 예쁜 아가씨도 뺴놓을 수는 없다. 세 남매가 듣도보도 못한 젊은 여자가 와서는 세 남매보다도 훨씬 더 통곡하고선 밥을 먹으러 간다. 난데없는 술주정도 부리지만 왠지 밉지는 않은 이 여자. 세 남매의 화해를 알게 모르게 돕는 팅커벨 같았다. (워낙 작은 체구라;)
다른 분 리뷰에서도 보았지만 나지막히 읊조리는 아버지는 구수하고 멋드러지지는 않지만 여유가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막내아들이 게이라서 정신병원에 넣었다. 혹은 엄마를 고생시켜 죽게 만들게 했다는 그런 부분은 내용과는 어우러지지 않았다. 그부분은 좀 많이 아쉬웠다.
장례식이라고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먼길로 떠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슬픔으로 가득찬 곳이다. 내가 느낀 연극 장례의 기술은 눈물기 제로, 추억과 마음이 뒤엉켜 화해와 행복이 있는 곳이었다. 눈물은 없었지만 옆에 있던 짝꿍과 서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례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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